"웹은 디지털시대의 문화유산" | 2010.06.14 | HIT : 1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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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아카이브’ 구축 시도하는 영남대 박한우 교수

뉴욕주립대 쉬나이더 교수와 공동프로젝트 추진

[2010-6-14]

 

 “지난 주말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 때 전국의 거리응원 인파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우(雨)중에도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있었던 것에는 인터넷의 힘이 컸죠. 이번 월드컵에서는 트위터(twitter)를 이용한 실시간 응원전도 대단합니다. 디지털세대답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트위터가 젊은 층의 투표참여율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했죠. 그만큼 디지털시대에서 인터넷은 절대 간과할 수없는 중요한 매체입니다. 그리고 웹(web)은 그 자체가 문화유산이자 방대한 지식과 정보의 보고(寶庫)죠. 그러나 인쇄매체와는 달리 시시각각 변하고 쉽게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체계적 관리와 기록의 보존을 서둘러야합니다. 이는 지식기반산업화 사회에서의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됩니다. 진정한 ‘인터넷강국 코리아’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체계적인 웹 아카이브 구축 작업을 시작해야합니다.”

 

 30대 소장학자이지만 ‘정치웹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웹공간분석’ 등을 통해 ‘소셜 웹’(social web) 분야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로 알려진 영남대 박한우 교수(39, 언론정보학과, 사진 左)가 본격적인 웹 아카이브(http://web-archive.kr

)구축에 나섰다.

 

 영남대 WCU 웹보매트릭스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뉴욕주립대(SUNY-IT) 쉬나이더 교수(Steven M. Schneider, 50, 사진 右)를 초청해 심포지엄을 열고 웹 아카이빙의 중요성과 각국의 동향, 향후 전망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의 장을 펼쳤다.

 

 쉬나이더 교수는 미국 정부의 후원으로 2000년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웹사이트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였으며, 인터넷이 선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등 웹 아카이빙에 있어서는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두 석학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웹 아카이브는 웹의 정보들을 특정 주제별로 정리해 기록, 보관, 관리하는 일종의 ‘디지털 정보 저장고’인 동시에 콘텐츠뿐만 아니라 서비스, 링크까지 보관하기 때문에 단순히 웹사이트 이미지만을 캡쳐해 저장하는 것과는 확연히 구분된다“면서 “웹 아카이빙은 과거 어느 시점으로의 생생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타임머신과도 같은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웹 아카이빙의 세계적 동향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호주 등에서는 이미 핵심적 정보화 정책의 일환으로 웹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 특히 미국은 1996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터넷 아카이브 프로젝트’(http://archive.org)를 추진해 전 세계 웹사이트를 수집, 보관함으로써 웹의 역사를 기록하고 웹 자원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오아시스(www.oasis.go.kr), 인터넷진흥원의 인터넷역사박물관(www.i-museum.or.kr) 등 웹 아카이빙 시도가 있기는 하지만 그 성과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라는 것.

 

 이에 박 교수는 “선진국 중심으로만 웹 아카이브 구축이 진행되면 기록정보의 국제적 격차나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균형 잡힌 국제 정보 질서의 유지와 개발도상국가들의 웹 정보 보존 및 광범위한 국제적 이용가능성 보장을 위해 ‘개도국 웹 뱅크’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 전반에 걸친 인터넷의 영향력이 이미 엄청난 수준이며, 앞으로도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 위력을 순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으로까지 승화시키려면 웹 아카이브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한글로 작성된 웹 자원의 보존을 목표로 공공 기관, 의회, 정당, 정치인 등 공공성이 높은 웹사이트를 유형별로 분류해 정기적으로 아카이빙하고 업데이트하는 ‘코리아 아카이빙 센터’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박 교수는 이미 17대 국회의원의 웹 아카이빙을 완료한 데 이어 현재는 6·2 지방선거의 16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과 교육감 후보들의 공식웹사이트 110여개에 대한 웹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18대 국회의원의 웹 아카이빙 구축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2000년 이후 한국의 정치사회를 분석하고 기록·보존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적 웹 아카이빙 공조 프로젝트를 논의 중인 박한우 교수와 쉬나이더 교수  

 

 아울러 쉬나이더 교수와는 비교문화적 연구를 위한 국제적 웹 아카이빙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이미 5년 전 22개 국가들의 사례를 대상으로 선거에 미친 인터넷의 영향력을 비교분석한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쉬나이더 교수는 현재 1년 뒤로 다가온 9·11테러 10주년 추모사업을 대비한 웹 아카이빙(http://september11.archive.org)을 진행 중이다. "9·11 테러에 대해 언론, 정치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했는가를 당시 웹사이트들을 살펴보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쉬나이더 교수는 “웹 아카이브는 이처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하는 디지털 문화유산의 보고이니만큼 국가적 차원에서의 장기적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