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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Issue

안철수,박경철,김제동 대담강연 N

No.1960096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11.04.28 00:00
  • 조회수 : 17692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 2천명 운집, 2시간 즐거운 대담강연  

20대를 위한 진솔한 제언, 기립박수로 끝나  

[2011-4-27]

   


 벤처 신화의 주인공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 그리고 입담꾼 방송인 김제동이 27일 영남대에서 뭉쳤다. 일명 "지방 기(氣)살리기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국순회강연을 하고 있는 안 교수와 박 원장, 그리고 평소 두 사람과 친분이 깊은 김제동이 이번에는 박 원장의 모교인 영남대를 찾은 것이다. 박 원장은 영남대 의학과 83학번이다.

 

 영남대 학생역량개발처에서 주최한 강연은 27일 오후 1시부터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에서 시작됐다. 강연시작시간 2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던 2천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늘 그랬던 것처럼 박 원장이 질문하고 안 교수가 대답하는 식으로 대담강연은 진행됐다.

 


 주제는 ‘미래에 대한도전과 바람직한 리더십’. 특별게스트로 방송인 김제동도 참가해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대담강연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안 교수는 "카이스트에서 3년간 강의해보니 요즘 학생들의 실력이 우리 세대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지만 사회 구조가 학생들로 하여금 안전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약 200만개인데 대기업은 20만개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일자리는 중소기업이나 창업에서 얻어지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대기업 위주여서 창업이나 중소기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모든 대학생들이 대기업만 바라보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성세대가 만든 잘못된 사회구조로 인해 모험보다 안전한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또한 "대기업은 중소기업에서 훈련받은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어 신입은 갈 곳이 없다"고 덧붙이면서 "Fast Follower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대기업들은 학벌위주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의 실력이 아니라 과거로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리더십에 대한 질문에는 "21세기가 되면서 엄청나게 달라졌다. 핵심은 탈권위주의다. 인터넷을 예를 들어보면, 20세기에는 포털이 중요했다. 일부고급정보를 일부계층이 독점, 가공해서 대중에게 전달하면 대중은 그저 믿을 뿐이었다. 그러나 21세기는 웹2.0, 위키피디아 등 대중이 고급정보를 가지고 공유하고 대중이 힘을 키우는 시대다. 위아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기술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기술을 만들고 기술이 사람을 변화시키고...사회변화를 반영한 기술만이 살아남는다. 리더십도 바뀐다. 20세기는 큰 목소리의 리더십, 리더 자체에서, 사회적 지위에서 나온 리더십이었지만, 21세기는 일반대중이 리더에게 주는 것이 리더십이다. 따라서 리더 자체의 자질보다 대중이 생각하는 리더에 대한 갈망이 중요하다. 대중이 리더에게 갈망하는 것은 안정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 희망, 그리고 compassion 즉 공감능력"이라며 "미래의 리더십은 기성세대와 달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공감을 표하며 박 원장도 "과거는 Follow me를 외치며 혼자 달리는 시대였지만 앞으로는 with me의 시대다. 나를 따르라 식으로는 리더가 될 수 없다. 수평과 병렬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20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중간세대로 소개된 김제동 씨는 "대학입시를 마친 고3 학생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눈물이 났다. 왠지 그들에게 늘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나는 대구에서 레크레이션 강사를 했고, 2년제 대학을 12년 동안 다녀 의대 다니냐는 농 섞인 핀잔까지 들었지만, 그때는 내가 좋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이 일을 계속 하면 행복하겠다는 끊임없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생각을 갖기가 참 힘든 구조다. 여러분이 만든 세상이 아니라서 너무 미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늘 고민한다. 나는 지금 많은 것을 누리고 있지만 그것이 합당한가를 늘 고민한다. 나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불행을 외면하고 갈 수는 없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의와 리더십에 대한 박 원장의 질문에는 "누군가의 고통을 전제로, 나의 행복이 누군가의 고통에 비례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행복해야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리더십과 정의로움을 합치면 정당하게 부여받은 힘, 그 힘이 어디서 왔는지 잊지 않는 것. 받은 힘이 돌려줘야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정의로운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져야 한다고 믿는다"는 생각을 밝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창의성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안 교수는 미국 애플사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성공 요인은 자신의 성격에 맞는 일하는 방식을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기술을 잘 모르고 디자인을 고집하는 스티브잡스의 일하는 방식이 개인소비자를 지향한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의 성공을 낳았다. 다른 사람의 성공 모델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 가를 아는 것이 창의성의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김제동 씨도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도 깨볼 필요가 있다"면서 "개인 고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 역시 "실수는 당연하다는 생각은 창의성과도 연결된다"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새로운 호의를 갖게 되면 그것이 곧 내 것이 된다는 니체의 말처럼 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성공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박 원장의 질문에 안 교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뭐라고 말할 수 없다. 통상적으로 성공했다, 최고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리막길로 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래서 나는 꿈에도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 씨 역시 "내 인생 최고의 목표가 좋은 아빠다. 태어나서 100일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빠라는 단어는 관념 속에만 있다. 그래서 불리고 싶다. 이 목표는 나 혼자만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이라 하겠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나의 눈으로 보는 나의 세상에서의 성공에 개념에 비추어본다면 성공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할 수 있을 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안 교수는 “첫인상보다 마지막 인상이 중요하다” “시간을 쓰고 노력한 만큼 행복도 크다” “실수는 당연하다. Connect the dots”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 먼저 하라” 등의 조언을, 김 씨는 “내가 만든 세상에서 내 눈으로 당당하게 보고, 행동해보자. 20대에는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실패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나이”라는 조언과 "늘 응원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박 원장도 "안 교수와 제동 씨는 정말 중요한 나의 롤 모델이다. 기성세대들도 바뀌고 있다. 여러분의 고민을 같이 하고 여러분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83년 입학했을 때의 교정을 떠올리며 여러분을 응원하겠다. 감사한다"며 대담강연을 마무리했다.

   

 두 시간여 동안 청중들을 빨아들인 대담강연은 청중들의 기립 박수갈채로 막을 내렸다. 이효수 총장은 "압량벌에 대낮에 스타가 떴다. 무척 기쁘다. 안 교수는 의학과 공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융⁃복합의 대명사이며. 박 원장도 의학자인데 경제학자보다 더 뛰어난 경제학자로서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동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김제동 씨도 지역이 낳은 스타 중의 스타다. 깊은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즐거운 대화를 이끌어준 김제동 씨에게 감동했다"고 소감을 밝힌 뒤 "후배들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 준 세 분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린다"며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