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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News Room

한국역사 가르치는 ‘파란눈’ 교수님 N

No.1962524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10.03.22 00:00
  • 조회수 : 16977

국제학부 듀버네이 교수, 객관적 시각 가르쳐

‘한국의 역사문화’ ‘동아시아의 한국’, 내외국인 학생 함께 수강

[2010-3-21]

 

 “한국은 참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충분히 세계인의 부러움을 살 만한 전통과 문화적 유산이 많은 나라죠.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처럼, 잘 발굴해서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제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영어로 가르치는 것도 ‘구슬을 꿰는 과정’으로 봐주시면 좋겠네요.”

 

 토마스 듀버네이(Thomas Duvernay, 49, 사진) 영남대 교수.

미국인이지만 한국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에서 20여 년간 살면서 거의 한국사람이 다됐다. ‘국궁(國弓)문화연구회’ 회원으로서 ‘국궁’에 관련된 책도 쓰고 홍보영상에도 수차례 출연하는 등 국궁사랑도 각별하다.

 

 그런 그가 올해 영남대가 처음 개설한 국제학부에서 ‘한국의 역사문화’, ‘동아시아의 한국’ 등 한국을 주제로 강좌를 열었다. 한국을 배우러 온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 재학생들에게는 보다 중립적 시각에서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독일, 러시아, 베트남, 중국, 폴란드, 프랑스, 한국 학생들이 뒤섞여 있으니 수업은 당연 100% 영어로만 진행된다. 주 2회씩인 각 강좌에서는 강의식 수업과 토론식 수업이 번갈아 진행된다. 하루는 교수의 강의를 듣고, 다른 하루에는 지난 수업의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그룹별 토론을 펼친다.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외국인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기나라 이야기를 꺼내게 되고, 한국인학생들은 외국과 비교했을 때 보다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 외국인학생들에게 좀 더 잘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듀버네이 교수의 말처럼 바로 ‘구슬을 꿰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외교학과 2학년 권예원(20)씨는 “외국은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외국에 정말 자랑할 만한 한국의 전통과 저력이 무엇인지 등등, 우리의 눈이 아니라 제3자의 시각에서 알아보고 싶어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정말 잘한 것 같다”면서 “‘국사’(國史)와 세계사(世界史)가 별개가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되고, 관계 속에서 한국을 이해하고 보다 객관화하는 훈련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슬이 꿰어지는 동안 그의 역할은 보다 아름다운 보배가 만들어 질 수 있게 디자인을 다듬는 것.

 

 “국제화의 이면에는 쇼비니즘의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그는 “한 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잠재적 가능성 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면서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바로 대학이 그러한 과정이 진행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남대는 이번 학기부터 100% 영어로 진행되는 국제학부를 개설했다. 현재 9개 강좌가 개설된 가운데 100여 명의 외국인 학생과 20여명의 한국인 학생이 같이 수업을 듣고 있다. 2학기부터는 하버드·스탠퍼드․예일․옥스퍼드 등 해외명문대학들의 강의를 화상강의시스템을 통해 중계하거나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등 국제학부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국제학부에 개설된 강좌를 42학점 이상 이수하면 국제학사 학위도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