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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의대생, 美 대학병원 연수기 N

No.1962548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10.02.01 00:00
  • 조회수 : 19868

[매일신문]2010-2-1

 

 영남대 의대는 4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미국 플로리다 탐파지역 사우스플로리다 대학병원에서 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파견 임상실습 연수교육을 가졌다.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해외파견 연수프로그램이다. 의대 학생들은 미국 대학병원에서 감염내과·호흡기내과·신경외과·영상의학과 등에서 임상실습을 받았다. 이 병원은 플로리다주에서 3번째, 미국 전체에서 9번째로 규모가 큰 공립대학병원이다. 특히 의학분야가 유명해 암과 치매에 대한 연구와 치료는 미국 대학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미국 대학병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의대생들에게 미국 의료수준에 대해 들어봤다.

 

◆진료시간 최소 30분 신기해

 
▲미국 대학병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영남대 의대생들은 대구의 대학병원이 미국 의료 수준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김동한(23·영남대 의대 3년)씨는 평소 미국 대학병원을 체험하고 싶어 연수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다양한 질병의 환자들이 많았다. 특히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에이즈 환자와 총기사고 환자들이 많았다. 몸무게가 200~300kg에 달하는 고도비만 환자도 많았다. 김씨는 “책에서만 보던 환자와 병을 직접 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김씨를 놀라게 한 것은 의사 1명이 환자 1명을 최소한 30분간 진료하는 것이었다. 의사 1명이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 수는 20명에 불과했다. 오전에만 보통 40명을 진료하는 한국 의사들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수준이다. 김씨는 “의학교과서에는 치료 실패 원인이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친밀해 치료 성공률이 높을 것 같았다”고 했다.

 

 듣던 대로 미국의 의료비는 비쌌다. MRI의 경우 미국은 1천500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2, 3배 비싼 셈이다. “미국 의료정책을 비판한 영화에서 의료비가 비싸 손가락 절단 환자가 제대로 접합 수술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도 치료비에 관계없이 반드시 해야 하는 치료는 해주더군요.”

 

 백종윤(24·영남대 의대 3년)씨는 미국 병실이 1, 2인실 위주로 운영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한국은 다인실 위주이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중환자실에도 칸막이가 쳐져 있었다. 미국 역시 한국처럼 외과 등은 인기가 없고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이 인기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백씨는 “한국처럼 미국에서도 특정 과에 지원자가 몰리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한국에서는 레지던트 기간이 4년인 반면 미국은 과별로 기간이 모두 달랐다”고 말했다.

 

 나호동(23·영남대 의대 3년)씨는 TV와 영화에서만 보던 미국 병원을 눈으로 보고 싶었다. 나씨는 일반외과와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등 5개과를 돌면서 수술과 외래를 경험했다. 무엇보다 총상을 입은 환자를 보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경험하면서 한국의 의료수준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 나씨는 “미국이 세계에서 의술이 뛰어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대구의 대학병원과 수준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의료수준은 한국과 비슷해

 

 이동규(25·영남대병원 인턴)씨는 3년 전 미국 대학병원 연수를 다녀왔다. 이씨는 미국 의사들이 환자를 대할 때 마치 친구처럼 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꼭 필요한 대화가 아닌 일상적인 대화까지도 스스럼 없이 나누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너무 편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미국 응급실 시스템이 부러웠다.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응급실에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환자를 최우선적으로 치료했다. 하지만 미국은 뇌졸중환자와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독립된 방에서 집중 치료를 하는 점에서 차이가 났다. 이씨는 “응급환자 진료 체계가 한국보다 한 단계 앞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한국의 의료수준이 미국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씨는 영상의학과는 미국보다 낫다고 자신했다. 이씨는 “한국은 영상의학과 외에도 핵의학과 등으로 세분화됐지만 미국은 세분화되지 않았다”면서 “또 미국은 MRI와 CT가 비싸 잘 찍지 않다 보니 판독능력이 한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수술 수준도 미국과 비슷하다고 했다. “지방 환자들이 서울과 외국 병원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막상 미국의 의료수준을 경험해보니 기술 수준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인턴 지원할 때 서울로 가지 않고 대구에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