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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소장 고지도, 일본 와세다대서 특별전시 N

No.1962581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09.11.19 00:00
  • 조회수 : 18479

‘천하도’ 등 한국고지도 총 60점, 일본에서 최초 공개
[2009-11-19]

 영남대 소장 한국고지도가 일본에서 최초 공개된다. 24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도쿄의 와세다대 아이즈박물관(早稻田大 會津八一記念博物館)에서 ‘영남대 박물관 소장, 고지도를 통해 본 조선반도’ 특별전이 열리는 것.

 이번 전시는 지난해 두 대학 간에 체결된 박물관교류협약에 따른 두 번째 특별교류전.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영남대 박물관에서 와세다대 아이즈박물관 소장 ‘아이누’족(홋카이도, 사할린, 쿠릴 열도 등지에 퍼져 살았던 원주민)의 생활문화자료가 국내 최초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일본에서 선보이는 고지도들은 인간역사의 변화과정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지식의 체계와 표상 등을 나타내고 있는 매우 중요한 사료들이다. 1968년부터 고지도 수집 및 정리, 해석, 전시를 해 온 영남대 박물관은 이번 특별교류전을 위해 조선시대의 전도(朝鮮全圖)와 군현도(郡縣圖), 관방도(關防圖), 천하도(天下圖) 등 60점을 선별했다.


 특히 ‘천하도’(사진)는 조선시대 18세기 제작된 것으로, 중화사상과 상상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원형의 채색필사본 세계지도다. 지리 지식에 배타적인,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키려는 학자들이 서양의 원형 세계지도(마태오 리치의 서양계 단원 지도)에 대응하여 만든 한국적 원형 세계지도가 바로 ‘천하도’인 것. 당시 ‘천하도’를 만든 사람들은 지도의 내용 구성에 있어 발음도 안 되고 뜻도 통하지 않는 나라 이름들 대신 중국 고전에 나오는, 잘 알고 있고, 또 익숙한 땅 이름들을 지도에 배치했다. 따라서 ‘천하도’는 형태에 있어서는 ‘서양의 것’을 따르고, 내용에 있어서는 ‘동양의 고전과 조선의 사상’에 기반 했던, 당시 사회상과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전체 구조는 중앙에 위치한 대륙이 외내해(外內海)에 둘러싸고 있고, 이 내해는 다시 환대륙에 의해 둘러싸이고, 환대륙은 다시 바다(外海)로 둘러싸여 있다. 그 가운데 중심 대륙인 중국을 중심으로 조선·일본 등의 나라가 내대륙에 그려져 있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대륙에 군자국, 삼수국 등 가상의 나라들이 표시되어 있다.

이밖에도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대가 정선(鄭敾, 1676~1759)의 손자, 손암 정황(巽菴 鄭榥, 1735~?)이 그린 ‘대구달성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1760년대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달성도는 진경산수화의 화풍을 그대로 계승한 회화식 지도다.

  “한국의 옛 지도가 일본에 전시되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밝힌 영남대 박물관장 박성용 교수(문화인류학과)는 “이번 기획교류전을 통해 공간에 대한 한국인의 전통지식, 나아가 양국의 문화적 상이성과 유사성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아시아 소수민족의 생활문화와 관련된 기획전을 여는 등 세계문화와 지역문화를 함께 이해하고 조화를 모색하는 ‘글로컬리즘’(Glocalism)의 확산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