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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2점 홈런’ 날린 56세 김우일 씨 N

No.1962224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12.02.13 00:00
  • 조회수 : 12625

1977년 영남대 약대 입학, 2012년 2월 22일 35년 만에 졸업

제63회 약사국시 합격, 약사로 새 출발

[2012-2-13]

 

 “35년 전에 입학한 대학을 환갑을 몇 해 앞두고 이제야 졸업하게 되니 오히려 송구한데, 주위에서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약사국시까지 합격해 정말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올해로 만 56세가 된 김우일 씨(사진). 그는 오는 22일 영남대 학위수여식에서 약학사 학위를 받는다. 더구나 그는 최근 발표된 ‘제63회 약사국가시험’에도 합격했다. ‘인생2막’을 열기 위한 도전에서 승리해 약사로서의 새 삶을 출발하게 된 것이다.

 

 그의 ‘인생 1막’ 역시 도전의 연속이었다. 경북고등학교 문과계열을 졸업했지만 1977년 영남대 약대에 진학, 개인사정으로 1학년만을 마치고 미등록 제적을 당한 그는 2009년 3월 2학년에 재입학했다. 그리고 대학 신입생이 된 지 만 35년이 지나 마침내 졸업을 하게 된 것이다.

 

 “약대에서 제적된 뒤 적성에 맞지 않은 길인가 싶어 다시 다른 대학에 입학해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증권사를 잠시 거쳐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면서 상당한 직위에까지 올라갔죠. 하지만 왠지 허전했습니다.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1996년 명예퇴직을 하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를 맞았지 뭡니까. 결국 빈털터리가 되고 백수 신세가 되고 말았죠.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위해 포기할 수 없었다고. 주위의 도움으로 생맥주집을 시작한 그는 재기에 성공했고, 50대에 접어들면서 경제적 기반도 든든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았던 그는 20대에 포기했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100세 시대’라는데, 나머지 절반의 인생은 새롭게 살아야 하지 않겠냐 싶어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죠.”

 

 각오는 남달랐지만, 30여년 만에 시작한 공부가 결코 녹녹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니 2학년 1학기에는 학사경고까지 받고 말았다. 결국 사업을 정리하고 3학년부터는 학업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수 십 년의 학업공백을 극복하면서 급변하는 디지털 교육환경에 적응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고.

 

 “지난해에는 약사국시까지 준비하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자신들의 시험준비만으로도 충분히 벅찼을 텐데 귀찮은 내색 한 번 없이 도와준 과대표 오도경 학우를 비롯해 여러 동기들과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난해 영남대 의예과에 입학해 지난 1년간 등굣길 말벗이 되어 준 아들에게도 고맙단 말, 꼭 전하고 싶네요.”

 

 이제 그에게는 소박한 꿈이 또 하나 생겼다. “환자의 입장이었을 때를 잊지 않고 먼저 다가서는 약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그는 “약국 개업 후 정기적으로 조촐한 공개강좌를 열어 일반인도 약에 대한 상식은 물론 전문지식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