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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 사찰관 김습 동문(화학과81), 모교 특강 N

No.1962308
  • 작성자 통합관리자
  • 등록일 : 2011.06.29 00:00
  • 조회수 : 13843

UN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 사찰관 김습 동문(화학과 81), 모교 특강

[2011-6-29]

 

 “2010년∼2011년 UN 회원국들의 예산분담금 순위에서 한국의 세계 10위권 정도이지만, 수만 명이 넘는 UN 등 전 세계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 수는 고작 300여명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가 UN 등에 기여하는 바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죠. 그래서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 UN 등 국제기구에 진출해 한국인의 위상을 높여주시기 바랍니다.”

 

 

 29일 오전 10시, 영남대 법정관 525호. UN 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김습(50) 사찰관 초청 특강(사진)이 시작됐다. 아침부터 섭씨 27도를 기록한 폭염 조짐에도 불구하고 UN 산하기구 및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학생 80여 명이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연사로 초청된 김 사찰관은 영남대 화학과 81학번이자 ROTC 23기 출신. 20여 년 간의 군 장교 생활을 접고 2005년부터 OPCW 소재지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국제공무원으로서의 새 삶을 살고 있는 그가 동문 후배들 앞에 선 것이다.

 

 그의 주된 임무는 180여개 OPCW 회원국을 돌며 화학무기와 관련한 사찰 및 검증 활동을 하는 것. 사찰팀장으로서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느라 해외에서 보내는 날이 1년에 많게는 200일이 넘는 다고 한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굳이 영남대를 찾은 이유는 후배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다.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국제기구가 생겨날지 모릅니다. 제가 근무하는 OPCW도 1997년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감축협상 결과 갑자기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500여명에 달하는 신규채용이 진행됐고, 화학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대거 국제기구 진출의 기회를 잡았죠. 그러니 여러분도 준비하십시오.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 언젠가는 기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가 제시한 국제기구 진출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예를 들어 UN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개월간 채용공고를 내는데 자신의 전공분야에 맞는 곳을 선택해 이메일로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단, 각 기구에서 요구하는 자격조건에 맞추어 자신의 경력과 지원동기 등을 잘 포장하는 것은 필수. 서류를 제출한 뒤 이메일 또는 전화로 진행되는 1차 면접과 현지에서 진행되는 최종면접을 통과하면 국제기구의 직원이 될 수 있다는 것. “대부분 국제기구의 경우, 현지면접 시 항공료와 숙박료는 물론 면접기간 동안 일당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면접대상자로 선발되는 것 만해도 엄청난 행운”이라면서 해볼 만 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구 직원 채용대상은 회원국 국민에게만 한정된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국제기구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없는 셈. 또한 대부분의 국제기구들이 대학 졸업 후 사회경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장기적 계획 하에 사회경력을 잘 관리하면 기회가 왔을 때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는 것. 단, 외국어 능력은 평소 꾸준히 갈고 닦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어는 필수죠. 대학에서 취업준비 때문에 하던 영어공부를 취업했다고 그만두지 말고 꾸준히 하면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려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 중 하나정도 더 익혀두면 좋겠죠.”

 

 반기문 UN사무총장이 45년 만에 아시아인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운 덕분에 수도권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국제기구 취업스터디가 활성화되는 등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아직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아 못내 아쉽다는 그는 “국제기구는 지방대 출신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도 없고, 인종이나 국적에 대한 차별도 없습니다. 준비된 만큼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좋은 기회일수록 당연히 경쟁은 세기 마련입니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될 때까지 도전하십시오. 저 역시 2003년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준비해 결국 다시 찾아온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라는 그는 “더 멀리, 더 넓게, 더 크게 세상을 보고 도전하십시오. 십 년 뒤 여러분 중 누군가를 국제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겠습니다”라며 이날 특강을 마쳤다.